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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나

#1 정신상담

 얼마전 직장에서 지원 해주는 정신상담을 갔습니다. 주위에 알리지 않고,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주위에서는 둘러 대고 비밀스럽게 갔습니다. 아직도 정신상담을 받으면 주위의 시선이 걱정되었나 봅니다. 남편에게도 이야기를 못했으니까 말이죠.

 

 연구직이라는 특수성에 걸맞게 직장 생활에서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를 받는지라 직업적인 스트레스를 상담하려고 간 자리였습니다. 제가 머릿속에 되뇌이면서 간 이야기들은 직장동료, 이직, 커리어 같은 다분히 사무적인 것들이였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상담을 받을 때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엄마였습니다. 저도 모르게 상담사에게 엄마에 대한 감정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서운했던 이야기..그녀의 딸로 살아왔던 세월들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결국 처음 보는 상담사 앞에서 눈물을 흘리게 되었고, 상담사님도 같이 우셨습니다.

 

저는 상담 선생님께 물었습니다

"왜 세상에는 그런 엄마들이 있는거죠. 엄마면 그러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

"엄마도 그냥 사람이니까요. 실수하고 서툰거죠. 하지만 00님은 많이 힘드셨겠습니다. "

 

담담한 대답이였지만, 처음으로 엄마도 엄마이기 이전에 힘든 사람이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들이 이해되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선생님은 "저와 만나면서 하나씩 방법을 찾아봐요." 라고 하셨고, 저는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면서 귀가하였습니다. 

 

아직 풀어야 할 실타래가 한가득인 기분이였지만, 혼자 풀어야 하는 숙제라 막막한 느낌이였습니다. 

상담선생님 말씀으로는 엄마를 상담에 참가 시키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 하셨습니다. 

거부하시는 분들도 많고, 상담을 하러 와서도 협조적이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하셨습니다. 안타갑지만 일단은 혼자 해야되는 과정이라구요. 아직도 막막합니다. 생활의 고단함에 항상 엄마에 대한 감정과 짐이 보태어 더더욱 무겁게 느껴집니다. 언제쯤 편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 

 

#가족문제 #엄마 #딸 #정신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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